2. 기록의 중요성

요즘 대부분의 체육관에는 인바디 기기가 있어 체중, 근육량, 체지방률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바디 앱과 연동하면 변화 추이를 그래프로 한눈에 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인바디를 측정합니다. 트레이너들은 보통 2주 간격을 권장하지만, 저는 동기 유지를 위해 주 1회를 고집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록이 없으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가늠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몰랐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한동안은 기록 없이 감으로만 했습니다. “오늘 좀 힘들게 한 것 같으니 됐겠지”라는 식이었죠. 결과는 당연히 흐릿했습니다. 몸이 변하는 건지 아닌지조차 알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동기도 자연스럽게 떨어졌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결과가 보이지 않으면 누구든 지치기 마련입니다.

기록을 시작하고 나서야 달라졌습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잘 먹은 주와 대충 먹은 주의 근육량 변화가 수치로 선명하게 갈렸고, 운동 강도를 올린 시점과 체지방이 줄기 시작한 시점이 겹친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으로 하던 운동이 데이터로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식단 관리의 중요성은 기록 없이는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고단백 두유를 꾸준히 챙겨 먹기 시작한 이후, 근육량이 눈에 띄게 오른 것을 수치로 확인했을 때의 느낌은 달랐습니다. “아, 이게 진짜 차이를 만드는구나”라는 감각은 숫자를 직접 보지 않으면 생기지 않습니다.

기록은 방향을 잡아주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인 운동 방법은 트레이너에게 맡기더라도, 내가 어떤 목적으로 운동하는지, 어느 부분이 잘 되고 있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는 스스로 파악해야 합니다. 결국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나에게는 전문 분야가 아니니 처음부터 전문가에게 맡기고 몇 가지를 제안받아 그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 하버드 비즈니스 독서법, 하토야마 레히토

운동도 비즈니스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문 영역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인 이해 없이 모든 것을 맡겨버리면 최적의 방향으로 가기 어렵습니다. 트레이너는 내 몸의 전문가가 아니라 운동의 전문가입니다. 내 목표, 내 컨디션, 내 생활 패턴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나입니다. 그 정보를 숫자로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을 때, 트레이너와의 협업도 훨씬 정밀해집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체육관에 갈 때마다 인바디 한 번 측정하고 앱에 저장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작은 습관이 쌓이면 어느 순간 3개월치, 6개월치 데이터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 그래프를 보는 순간, 운동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찾게 됩니다.

저는 나이키 러닝앱을 써본 적이 있는데 매일 기록하고 남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나면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뛰게 되더군요.

기록은 동기를 외부에서 주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쌓아온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오늘 가기 싫었던 체육관에 다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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