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회식과 운동 — 직장인 최대의 적

회식의 문제

운동을 3년 가까이 이어오면서 가장 자주 무너진 지점이 어디였는지 돌아보면, 답은 분명합니다. 무게도 아니고 날씨도 아니었습니다. 술자리, 그중에서도 회식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회식은 내가 정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닙니다.

갑자기 잡히고, 빠지기도 눈치 보이고, 한 번 자리에 앉으면 끝나는 시간조차 통제가 안 됩니다. 운동을 위해 만들어 둔 ‘화요일·금요일은 무조건 간다’는 구조가 회식 하나로 통째로 날아가곤 했습니다.

문제는 그날 하루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은 몸이 무겁고,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자연스럽게 운동을 쉬게 되고, 한 번 쉬면 그 흐름을 다시 잡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한 번 빠지면 두 번 빠지기 쉽고, 그러다 어느새 멀어집니다. 회식은 단순히 하루치 운동을 빼앗는 게 아니라, 어렵게 만든 리듬 자체를 흔드는 일이었습니다.

실제로 연말처럼 회식이 몰리는 시기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술자리가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런 주에는 운동을 한 번도 못 가는 경우가 생겼고, 그게 2주, 3주로 이어지면서 어렵게 쌓아둔 루틴이 통째로 끊긴 적도 있었습니다. 다시 체육관에 발을 들이기까지 한 달 가까이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부상으로 쉬는 것만큼이나, 회식이 길게 이어지는 시기도 위험하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저는 사회초년생 때는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 술 마시면 알러지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간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사회생활이 정말 쉽지 않았죠.

술의 문제

게다가 술은 회복을 직접 방해합니다.

알코올은 근육 회복과 수면을 모두 떨어뜨립니다. 힘들게 운동하고 단백질까지 챙겨 먹어도, 잦은 음주가 그 효과를 상당 부분 깎아 먹습니다. 운동은 자극과 회복이 만나야 결과가 나오는데, 술은 정확히 그 회복 쪽을 무너뜨리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회식을 전부 끊을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했습니다.

제가 찾은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운동 날과 회식이 잦은 날을 분리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정 옆에 통제할 수 있는 일정을 붙이지 않는 것입니다. 회식이 자주 잡히는 요일을 피해 운동 시간을 고정해두면, 둘이 부딪힐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둘째, 회식 자리에서 마실 양을 미리 정해 두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잔 더 할까 말까’를 매번 고민하면 또 의지력이 소모됩니다. 차라리 ‘오늘은 딱 1차까지’처럼 선을 미리 정해두면 갈등할 일이 줄어듭니다. 운동에서 무게를 미리 정해두는 것과 똑같은 원리입니다. 저는 다음 날 운동이 잡혀 있는 회식이면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가볍게 마시는 것을 기본값으로 정해두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매번 새로 결정하지 않아도 되니 훨씬 편했습니다.

술을 완전히 끊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회식이 운동을 무너뜨리는 가장 흔한 통로라는 것만큼은 인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적으로 인식해야 대비도 할 수 있으니까요.

술을 정말 좋아하시지 않는 이상은 줄여보는 것도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나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핵심은 구조

결국 핵심은 늘 같습니다. 의지로 술을 참는 게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구조를 미리 짜두는 것.

운동을 오래 하려면 운동 그 자체보다, 운동을 방해하는 것들을 어떻게 다룰지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회식은 그중에서도 직장인에게 가장 강력한 방해 요소입니다.

오늘 회식이 잡혔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닙니다. 다음 정해진 날에 다시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됩니다. 중요한 건 한 번의 흔들림이 아니라, 흔들린 뒤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흐름입니다. 그 흐름만 지키면, 회식이 아무리 잦아도 1년 뒤의 몸은 분명히 달라져 있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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