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은 노후 연금이다 – 나이 들수록 운동이 선택이 아닌 이유

우리는 노후를 위해 연금을 붓습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삼중으로 준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돈만큼, 아니 어쩌면 돈보다 더 확실하게 노후를 지켜주는 자산에는 무관심합니다. 바로 근육입니다.
근육은 가만히 두면 사라지는 자산입니다
근육은 예금과 다릅니다. 예금은 가만히 두면 이자라도 붙지만, 근육은 가만히 두면 매년 줄어듭니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부터 근육량이 해마다 조금씩 감소하고, 60대를 넘어서면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심해지면 ‘근감소증’이라는 진단명이 붙습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혈압이나 혈당 수치는 꼼꼼히 확인하면서, 정작 근육량 항목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근육은 그 수치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포도당 저장고이기 때문에, 근육이 줄면 같은 식사를 해도 혈당 관리가 어려워집니다.
인출 시점은 생각보다 빨리 옵니다
노후에 근육을 ‘인출’하게 되는 순간은 극적이지 않습니다. 계단 앞에서 잠시 망설이는 순간, 버스를 놓치고도 뛰지 않는 순간, 그리고 결정적으로 낙상하는 순간입니다. 고령자의 낙상은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 골절로 이어지고, 골절은 긴 침상 생활로 이어지고, 침상 생활은 남은 근육마저 급격히 무너뜨립니다. 잔고가 바닥난 통장에서 대출까지 끌어 쓰는 셈입니다.
물론 이렇게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바쁜데, 당장 아프지도 않은데 운동까지 해야 하느냐고요. 맞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연금이 원래 그렇습니다. 붓는 동안에는 아무 혜택이 없고, 오히려 지출만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치는 수십 년 뒤에야 드러납니다. “지금 쌓는 근육이 20년 뒤 병원비를 줄인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라, 연금의 작동 원리를 그대로 옮긴 문장입니다.
납입은 언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근육 연금이 금융 연금보다 나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입 시기에 제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들을 보면 70대, 80대에 근력 운동을 시작해도 근육량과 근력이 유의미하게 늘어난다고 합니다. 다만 복리의 원리는 여기서도 동일합니다. 일찍 시작할수록 쌓이는 총량이 커지고, 같은 노력으로 더 큰 잔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스쿼트와 팔굽혀펴기 같은 맨몸 운동만으로도 납입은 시작됩니다. 저는 오늘도 연금을 붓는 마음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이 연금은 해지 수수료도 없고, 수령 나이 제한도 없으며, 무엇보다 절대 파산하지 않는 유일한 연금이기 때문입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