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3년 비용 결산 – PT·보충제·장비에 실제로 쓴 돈

3년 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 옆에 빨간 화살표가 줄줄이 찍혀 있었거든요. 그날로 집 앞 헬스장에 등록했고, 그 뒤로 운동은 어느새 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가계부를 정리하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운동에 얼마를 쓴 거지?” 마음먹고 3년치 카드 결제 내역을 전부 뒤졌고, 결과는 생각보다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장 큰 비중은 역시 PT였습니다.
처음 1년은 자세도 모르고 다칠까 겁도 나서 거의 매달 수업을 받았습니다. 회당 5만 원, 10회씩 끊으면 50만 원. 1년에 대략 400만 원을 썼습니다. 2년 차부터는 어느 정도 혼자 할 수 있게 되어 횟수를 줄였고, 자세 점검 차원에서 연 100만 원 정도만 유지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합치니 PT에만 약 600만 원이 들어갔더군요. 숫자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다음은 보충제입니다. 단백질 보충제는 기본이고 크레아틴, 종합비타민, BCAA, 한때는 운동 전 부스터까지 손을 댔습니다. 매달 평균 5만 원씩만 잡아도 3년에 180만 원. “이게 진짜 효과가 있나” 싶은 것도 많았지만, 광고를 보면 또 사게 되더군요. 지금은 단백질과 크레아틴 정도로 정리했습니다.
장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운동화 세 켤레, 기능성 상의와 레깅스, 스트랩과 손목보호대, 폼롤러, 그리고 “집에서도 하겠다”며 큰맘 먹고 산 덤벨 세트와 풀업 바. 솔직히 고백하자면, 집에 들인 장비 대부분은 지금 아주 훌륭한 옷걸이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영수증을 다 더하니 150만 원쯤 나왔습니다.
여기에 헬스장 회비가 3년에 약 200만 원. 운동 전후로 마신 단백질 음료와 늘어난 끼니, 자잘한 소모품까지 더하면 100만 원은 우습게 넘었습니다.
총합을 내보니 1,200만 원이 넘었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돈이었습니다. 마지막 숫자를 확인한 순간, “차라리 그 돈으로 여행을 다닐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스쳤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항목을 하나하나 곰곰이 따져보니, 가장 아까운 돈은 옷걸이가 된 홈트레이닝 장비였고, 가장 아깝지 않은 돈은 의외로 PT였습니다. 혼자였다면 한 달도 못 가 그만뒀을 운동을, 누군가 옆에서 잡아준 덕분에 비로소 습관으로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결국 제가 600만 원을 주고 산 건 운동 기술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셈입니다.
만약 누군가 막 운동을 시작하려 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장비부터 사지 말라고요. 비싼 덤벨과 풀업 바를 들이는 대신, 그 돈으로 차라리 PT 몇 회를 받는 편이 훨씬 남는 장사입니다. 장비는 의지가 증명된 다음에 사도 늦지 않더군요. 그리고 보충제는 식단이 갖춰진 뒤의 문제라는 것도, 180만 원을 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순서만 바꿨어도 몇백만 원은 아꼈을 겁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면, 3년 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몸과 “나도 마음먹으면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자기 확신이었습니다. 1,200만 원, 분명 비싼 수업료였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다음 3년은 옷걸이가 될 장비 없이, 조금 더 영리하게 쓰고 싶을 뿐입니다.